수험생 수만 명이 상주하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결핵 확진 환자가 발생해 보건 당국이 긴급 조사에 나섰습니다.
당장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접촉 대상자만 500명에 이르는데, 수험생들은 제대로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며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노량진의 대형 공무원 학원입니다.
이곳에 다녔던 23살 A 씨는 지난달 29일,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A 씨는 백 명 이상이 듣는 대형 강의를 포함해, 지난달 중순까지 다양한 수업을 들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 보통 (학원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대형 강의도 포함돼 있었던 건가요?) 네.]
현재 A 씨는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A 씨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무려 5백 명에 달합니다.
공기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는 전염성이 큰 결핵이지만, 학원 측의 조치는 일부 수강생에게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 한 통을 보낸 게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내용을 담아 전송했습니다.
[B 씨 / 수험생 : 저는 아예 지금 처음 듣는 얘기여서…. 불안하죠.]
[C 씨 / 수험생 : 적당히 조치를 안 한 거잖아요. 제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부랴부랴 임시 검사소를 찾았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습니다.
[D 씨 / 수험생 : 건강에 지장이 생기면 더 공부하기 힘드니까…. 문자 받고 화나기도 하고….]
전문가들은 결핵이 수험생에게 치명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옥선명 /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수험생들은 보통 밀폐된 공간에서 공부하는데, 결핵 환자가 기침하면 결핵균이 퍼지게 돼서…. 게다가 면역력이 저하돼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 측은 수험생의 동요가 우려돼 보건 당국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보건 당국은 감염 검사와 역학조사를 통해 결핵이 어디까지 전염됐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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